시대불문 언제나
행복한 '놀이'로
추석, 대화의
물꼬를 터보자!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엔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 손자소녀에 이르기까지 온 가족이 모여 앉게 되는데... 이번 추석엔 시대 불문, 어른아이 불문하고 언제나 즐거움과 행복으로 다가오는 ‘놀이’에 대해 얘기하며 대화의 물꼬를 터보는 건 어떨까? 놀이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며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1960·70년대의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구슬치기를 시작으로 ‘전자오락’ ‘노래방’ ‘블로그’ 등으로 이어지는 놀이문화의 역사 속으로 미리 들어가 보자.
친구, 맨땅만 있으면 하루가 즐거웠던 1960·70년대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못했던 1960·70년대. 그래도 아이들은 폴폴∼ 흙 날리는 맨땅과 친구들만 있으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 주름잡던 놀이는 땅따먹기, 비사치기, 고무줄놀이, 딱지치기, 구슬치기, 말타기 등. 돈을 전혀 들이지 않아도 주변의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놀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하는 놀이들이라 동네 공터는 언제나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떠나갈 듯 했다.

“영희야 저녁 먹어라∼” “철수야 안 들어오니?”, 땅거미가 서서히 내려앉으면 엄마 손에 붙들려 아이들은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고…. 내일의 땅따먹기를 기약하는 영희, 철수의 얼굴과 옷은 온통 흙으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이외에도 30, 40년 전에는 남북이 철저하게 대립되어있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놀이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 중 대표적인 놀이가 ‘뱀주사위놀이’. 30∼50원짜리 종이놀이판 속에는 동전 크기의 여러 가지 정사각형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주사위 눈 수에 따라 간첩을 숨겨주거나 철길에 노는 그림에 걸리면 뱀을 타고 아래로 추락해야 하고, 반대로 간첩을 잡거나 착한 일을 하는 그림이면 다시 목표 가까이 올라가는 놀이였다.
‘엄마 100원만!’, 동네 전자오락실 전성시대 1980년대 ‘전자오락’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로 넘어오면서 1960·70년대를 대표하는 ‘동네놀이’는 예전만큼이나 전성기를 누리지 못했다. 갤러그, 버블버블, 너구리, 제비우스 등의 전자오락실 게임이 방과 후 아이들을 유혹하고 열광케 한 것. ‘엄마 100원만!’이라는 말로 아이들은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고 늘어졌고 그 동전 몇 개로 맛보는 전자오락으로 아이들은 그저 행복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가듯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들었던 전자오락실. 그래서 당시 부모들에게 전자오락실은 아이들의 탈선(?) 장소로 비쳐지기도 했다. 저녁이 다 되도록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동네 전자오락실에서 찾아 반강제로 끌고 오던 부모들의 모습과 머리 가득 ‘뿅뿅’ 갤러그를 생각하며 내일을 기약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도 이젠 추억이 되었다.

‘스카이콩콩’도 1980년대를 주름잡던 놀이 문화 중 하나다. 며칠 간 떼를 쓴 끝에 얻어낸 ‘스카이콩콩’을 타고 동네 놀이터에 나가는 날이면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는데…. 그 부러움에 몇몇 친구는 집에 있는 삽을 ‘스카이콩콩’ 삼아 뛰어다니곤 했다. ‘스카이콩콩’을 타는 아이건 집안 형편이 안 돼 삽을 타고 놀던 아이건 모두가 하나같이 즐거웠던 당시였다.
노래방, 비디오방, PC방… ‘방 문화’ 전성시대 1990년대 이전에 비해 각 가정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1990년대. 일하는 것에만 집중되어있던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여가와 놀이로 옮겨가게 된다. 이 당시부터 사람들의 놀이문화의 중심에는 ‘방 문화’가 깊숙이 자리잡았다. 회식의 끝은 언제나 ‘노래방’일 정도로 2명 이상만 모였다하면 가는 곳이 노래방이었다.

이처럼 1990년대는 노래방을 시작으로 비디오방, DVD방, 찜질방, PC방 등 새로운 놀이공간이 생겨났다. 더불어 스키 등 레저문화가 다양해지면서 활성화된 것 또한 1990년대 놀이문화의 특징이다.

복고바람, 혼자 놀기 전성시대 2000년대 2000년대는 한마디로 놀이문화의 혁명기라 표현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발달한 인터넷,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놀이문화도 급작스럽게 변한 것. 각 가정마다 한 대 꼴로 있는 컴퓨터로 언제 어느 때고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채팅, 카페, 블로그 등 무궁무진한 커뮤니티 컨텐츠를 통해 다양한 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처럼 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혼자놀기’ 문화에 익숙해졌다.

2000년대 놀이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복고바람이다. 갤러그, 버블버블, 너구리 등 1980년대 전자오락실 게임이 ‘추억의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상으로 옮겨져 유행하는가 하면 젠가, 부루마블 등을 현대감각에 맞게 변화시켜 내놓은 보드게임방도 유행하고 있는 것.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래프팅, 스카이다이빙, 스쿠버다이빙, 패러글라이딩, 스노우보드 등 레저스포츠문화가 다양해지고 사람들의 여가놀이로 활성화 된 것도 2000년대 놀이문화의 특징이다.
글 I 라이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