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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윤동주문학상 젊은 작가상 수상자, 악공 신동옥 시인의 첫 산문집. ‘낯설고 새로운 시어를 유려하게 구사하는 시인(강정)’ 신동옥이 첫 산문집 《서정적 게으름》을 펴냈다. ‘시인 신동옥의 문학 일기라는 부제가 시사하듯이 한 젊은 시인의 문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시인 본인이 비유컨대, 이 책은 한 마리 도올의 이야기와 같다.’ 중국 신화에 나오는 도올이라는 짐승은 성격이 난폭하여 싸우기를 좋아하고 극악무도한 짓을 일삼았다. 한번 싸우면 물러나지 않고 끝장을 보며, 다른 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가르침을 싫어해서 난훈(難訓)이라 불렸다.

저자는 알아내고 가르치기를 좋아하지만 배우기를 꺼렸고, 사람살이가 만드는 관계에 무지했고, 감정을 타산 없이 나누는 데 인색했으며, 사람을 제 안팎에 들이는 데는 천성이 게을러서 간신히 제 사는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왔을 따름이며, 아마득하고 서글픈 의심 속에서 열정은 점차 도저함을 잃고, 발바닥이 두꺼워지는 줄도 모르고 천지 사방을 쓸고 다니다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꼰대가 되기를 자처하며, 마지막 구원인 듯 저주인 듯 글줄이나 끼적거리는 일을 업으로 삼아 종이 쪼가리를 묶어 책이라는 이름의 물건을 또 하나 슬몃 내어놓았다고 한다.


신동옥은 《서정적 게으름》의 여러 곳을 통해 자신만의 시론을 전개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시적 인식론의 아이러니이다. 신동옥은 시의 세계도 다른 세계와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세계이며 현장이다. 그 현실과 현장을 분리해서 살아 내야 하므로 시인은 힘에 부치는 것이리라. 현실만으로 시의 앞길을 비출 수 없고, 현장만으로 시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기에 시인은 늘 숨이 차다고 말한다.

결국 시인은 가혹한 현실을 지워 줄 단어를 희구하며 시 자체와 인정투쟁을 벌인다. 마침내 무미건조한 현장이 시의 본질을 재규정한다. 무미건조한 현실 속에서 한 발짝도 뗄 수 없을 때 비로소 시는 쓰인다.’ 신동옥은 이어서 말한다. ‘그렇다면 시의 본질인 시인은 지금 어디에서 시를 쓰고 있는가. 지금 어디에서 삶을 살고 있는가. 우리는 영원히 시인을 발견할 수 없다.’ 신동옥의 시가 지향하는 바를 얼핏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이 책에는 늦깎이 대학원생, 관계로 맺어지는 가족, 주위를 관찰하며 사념에 빠지는 산책자 등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신동옥의 일상도 이어진다. 신동옥의 일상을 엿보며 그만의 역설적인 블랙 유머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밥 먹을 때 빼고는 24시간 해찰을부린다는 그의 뒤를 살짝 한번 따라가 보기를 권한다.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이곳에서만이라도 고양이를 누려라. 해코지가 없으니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상냥하고 애교를 부린다. 사람들은 어디서나 고양이를 쓰다듬고 껴안고 장난을 친다. 그러니 이곳에서는 맘 놓고 길거리에서 고양이를 사랑해도 된다.”

고양이를 마음껏 사랑할 자유가 있는 곳으로 떠난 80일간의 고양이 여행.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고양이들과 함께한 달콤한 시간들!

길고양이들의 일상을 담아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안녕 고양이> 시리즈와 국내 고양이 여행 에세이 <흐리고 가끔 고양이>의 이용한 작가가 신작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로 돌아왔다. 이 책은 시인이자 여행가이자 고양이 작가로 불리기도 하는 저자가 한국을 떠나 세계 도시와 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만난 수많은 고양이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어우러져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고양이의 천국 모로코와 터키, 무심한 듯 느긋하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일본의 고양이 섬, 그리고 대만, 인도, 라오스까지, 고양이는 고양이라서 행복하고 사람들은 고양이가 있어 행복한 6개국 30여 곳의 묘생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고양이에게 가장 혹독한 나라 대한민국을 떠나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우리나라와는 다른 풍경을 기대해도 좋다. 쉐프샤우엔의 파란 골목의 그림 같은 고양이, 아실라 포구 바닷가 고양이 식당, 잉그리드 버그먼과 험프리 보가트를 닮은 카사블랑카 고양이, 블루 모스크 앞에서 영업하는 고양이들과 영업 당하는 사람들,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산다는 히메지마 섬, 아이노시마에서 만난 고양이 할머니 그리고 고등어 클럽, 쇠락한 탄광 마을에서 인기 있는 고양이 마을로 변신한 호우통.

길에서 만난 모든 고양이들이 안락하고 행복하며 삶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열악한 환경과 배고픈 시간 속에도 언제나 그들을 염려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과 관대함이 존재했다. 자동차 밑, 컨테이너 박스 뒤, 골목 사이처럼 어둡고 좁은 곳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 죽여 살아가는 우리의 길고양이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저자는 코끝 찡한 감동과 동시에 부러움을 느끼며 모두가 행복하게 더불어 사는 삶을 이야기 한다.

 

신해욱 산문집. 시인 신해욱에게 '산문'이란 무엇일까? 시인은 '지금 여기'에서, 육안으로 보며, 마음이든 몸이든 나를 흔든 것들에 대해, 맨얼굴이라는 가면을 쓰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를 쓸 때는 좀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육안보다는 현미경과 망원경에 의지해서 쓰는 편이라고.

시인은 일상을 '어떻게' 담아낼까. 시인은 자신에게 감지된 그 파동이, 가능하면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산문을 쓴다.

가령 똑같은 피사체를 찍은 사진도 프레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효과가 아주 다르다. 자신이 접한 것의 감흥이 글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서도 그 생동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시인은 문장의 순서와 호흡을 많이 손본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편편의 용적이 적으니 아무래도 미미한 파동 쪽에 집중한 편이다.

무심하게 스쳐 지나갈 뻔한 것들을 붙잡아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형식, 그것이 700자라는 정해진 형식이었다. 700자가 아니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씌어졌을 것이다. 형식이 내용을 창조한 셈이다.


정리: 라이터스(www.writ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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